환경 연구 동향 · 앨지닥터의 연구 노트글 ID #50072 · 게시일 2026.08.23

긴 가뭄·강우 기간이 만든 토양 악화, 발수성 증가와 빗물 침투 감소

환경 연구 동향 | 앨지닥터

저널 / 연구기관
Geoderma
찰스대학교·앤트워프대학교 등 5개 기관
발표
2025년 3월 5일
연구 대상
온대 초지 사질토
8개 강수 처리·16개월

30초 핵심 · 이 연구가 밝힌 것

총강수량이 같아도 건조기와 습윤기가 60일씩 길게 이어진 초지 토양에서는 입단 안정성과 가용수분용량이 낮아지고, 현장 발수성 증가와 함께 빗물 침투율이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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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대학교와 앤트워프대학교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비가 내리는 날의 수와 물의 총량이 같더라도, 건조기와 습윤기가 얼마나 오래 연속되는지에 따라 토양의 물리적 성질이 달라지는지 확인했습니다. 벨기에 앤트워프의 야외 초지 메소코즘에서 건조·습윤 기간을 1일, 6일, 15일, 60일로 바꾼 결과, 강수 지속기간이 길수록 식물 생산성이 감소하고 토양 구조와 물 보유 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해졌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측정한 토양 발수성은 증가하고 물의 침투율은 낮아졌습니다. 이 연구는 강수량뿐 아니라 비와 건조가 이어지는 시간 구조도 토양의 미래 상태를 결정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논문]

같은 양의 비도 ‘언제, 얼마나 오래’ 내리는지가 다릅니다

같은 총강수량이 짧게 교대하거나 긴 비와 긴 건조로 이어지는 강수 지속성 비교

기후변화 연구에서 강수는 연간 총량이나 강한 비의 빈도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한 번 형성된 날씨가 잘 바뀌지 않으면 비 오는 날이 연속되고, 반대로 건조한 날도 길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북반구 중위도를 분석한 선행 연구는 산업화 이전보다 2°C 따뜻한 기후에서 일주일 이상 이어지는 강우 조건의 가능성이 현재보다 평균 26% 높아질 것으로 모의했습니다. [배경 1]

토양 악화는 단순히 흙이 유실되는 침식만 뜻하지 않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토양 악화를 생태계가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이 줄어드는 토양 건강의 변화로 정의합니다. 토양 입단은 작은 토양 입자가 서로 뭉친 구조이며, 안정적인 큰 입단 사이의 공극은 물이 토양으로 들어가고 뿌리가 자라는 통로가 됩니다. 입단 안정성이 낮아지면 빗방울 충격에 구조가 쉽게 무너지고, 표면 공극이 막혀 침투 감소와 유출·침식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배경 2][배경 3]

같은 물의 양을 1·6·15·60일 주기로 나눈 16개월 실험

초지 메소코즘에 같은 양의 물을 공급하면서 건조·습윤 기간을 1일에서 60일까지 달리한 실험 과정

연구진은 2019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지름 30cm, 깊이 50cm의 야외 메소코즘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사질토를 채운 각 메소코즘에는 온대 초지의 다년생 식물 12종을 종별 3개체씩, 모두 36개체 심었습니다. 자동 차광막이 자연 강수를 막았고, 습윤기에는 하루 6.87mm의 물을 공급했으며 건조기에는 물을 주지 않았습니다.

건조기와 습윤기의 연속 기간은 1일, 6일, 15일, 60일로 나눴고, 각 기간은 습윤기로 시작하는 처리와 건조기로 시작하는 처리로 다시 구분해 모두 8개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처리는 480일 동안 같은 수의 건조일과 습윤일을 경험해 물의 총량도 같았습니다. 토양은 처리별 4~5개 메소코즘에서 채취했으며, 연구진은 식물 생체량, 토양 용적밀도, 탄소·질소, 입단 안정성, 수분 보유 곡선, 포화수리전도도와 발수성을 분석했습니다. 실험 종료 시에는 12.7mm의 인공 강우를 가해 현장 발수성과 침투율도 측정했습니다. [논문]

긴 주기에서 식물 생산성이 낮아지고 뿌리 분포가 깊어졌습니다

건조기와 습윤기의 연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상부 생산성과 메소코즘 전체의 뿌리 생체량은 모두 감소했습니다(p<0.001). 감소 폭은 건조기로 시작한 처리에서 더 컸으며, 특히 60일 건조 시작 처리의 생체량이 매우 낮았습니다. 뿌리와 지상부 생체량의 비율은 유의하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0~10cm 깊이의 뿌리가 더 크게 줄어 전체 뿌리 분포는 상대적으로 깊은 층으로 이동했습니다. [논문]

토양은 더 조밀해지고 큰 입단은 줄었습니다

1일과 60일 강수 처리에서 토양 용적밀도 증가와 입단 안정성 감소를 비교한 토양 단면

강수의 건조·습윤 기간이 길어질수록 토양은 전반적으로 조금 더 빽빽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용적밀도는 같은 부피 안에 흙이 얼마나 촘촘하게 들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이는 건조와 습윤이 장기간 반복되면 토양이 점차 조밀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어느 지속기간부터 토양이 뚜렷하게 조밀해지는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토양 구조의 변화는 1일과 60일 처리구를 비교했을 때 더 뚜렷했습니다. 토양 입단은 작은 흙 알갱이들이 서로 뭉쳐 만들어진 덩어리입니다. 60일 처리구에서는 표면인 0~5cm와 더 깊은 20~30cm 모두에서 이 흙덩어리의 평균 크기가 작아졌습니다. 2mm보다 큰 흙덩어리는 줄고 미사·점토처럼 작은 입자는 늘어, 토양 구조가 더 잘게 부서지고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토양에 들어 있는 전체 탄소와 질소의 양은 강수 지속기간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탄소와 질소의 변화를 확인하기에는 16개월의 실험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논문]

식물이 쓸 수 있는 물은 60일 처리에서 크게 줄었습니다

1·6·15일 처리보다 60일 처리에서 포장용수량과 위조점 사이의 가용수분용량이 줄어든 결과

가장 뚜렷한 변화는 60일 처리구에서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줄어든 것입니다. 비가 그친 뒤 토양에 남아 있는 물이 모두 식물에게 공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토양이 머금은 물 가운데 식물이 뿌리로 끌어 쓸 수 있는 범위를 ‘가용수분용량’이라고 합니다. 가용수분용량은 1일·6일·15일 처리구에서는 비슷했지만, 60일 처리구에서 크게 감소했습니다. 같은 양의 물을 공급받았더라도 건조 60일과 습윤 60일이 길게 반복된 토양에서는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이 줄어든 것입니다.

토양이 물을 보유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식물이 더 이상 물을 흡수하지 못해 시들기 시작하는 기준인 ‘위조점’은 1일에서 15일 처리까지 낮아졌다가 60일 처리에서 다시 높아졌습니다. 비가 그친 뒤 토양에 남는 물의 양도 토양 깊이와 실험이 건조·습윤 중 어느 조건에서 시작됐는지에 따라 달랐습니다. 

물이 토양 안을 통과하는 정도는 전체 깊이에서 뚜렷하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표와 가까운 0~5cm 토양에서는 건조·습윤 기간이 길어질수록 물의 이동이 느려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건조와 습윤이 오랫동안 이어지면 토양이 식물에 공급할 수 있는 물이 줄고, 표면에서 물이 스며드는 과정도 느려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논문 [논문]

마른 토양 표면의 발수성이 높아지고 빗물 침투는 느려졌습니다

1일 처리보다 60일 처리에서 토양 표면의 현장 발수성이 높고 물의 침투 흐름이 줄어든 비교

실험이 끝났을 때 토양에 직접 물을 떨어뜨려 확인한 결과, 건조와 습윤이 오래 이어진 토양일수록 물을 더 잘 튕겨냈고 물이 스며드는 속도는 느려졌습니다. 여러 요인을 함께 분석했을 때도 토양 표면의 발수성이 물의 침투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긴 건조기간 동안 토양 수분이 크게 줄어든 것이 발수성을 높인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토양이 일정 수준 이상 마르면 식물의 뿌리나 미생물에서 나온 유기물질이 흙 입자 표면에 남아 물이 잘 스며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발수성 증가는 실험이 건조기로 끝난 처리구에서 뚜렷했습니다.

발수성이 나타나지 않아 물방울을 곧바로 흡수한 토양만 따로 분석해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건조·습윤 기간이 길수록 물이 스며드는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다만 이러한 추가적인 감소는 토양 수분이나 용적밀도, 뿌리의 양, 탄소와 질소 등 연구진이 측정한 요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발수성 외에 다른 원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연구진은 토양이 본래 얼마나 물을 튕길 수 있는지도 알아보기 위해 시료를 완전히 말린 뒤 다시 검사했습니다. 이때는 건조·습윤 기간이 길수록 발수성이 무조건 강해지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습윤기로 시작해 건조기로 끝난 처리구에서는 60일 토양의 발수성이 가장 강했지만, 건조기로 시작해 습윤기로 끝난 60일 토양에서는 오히려 가장 약했습니다. 모든 시료를 같은 상태로 말린 뒤 측정했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는 측정 당시의 수분량이 아니라 16개월 동안 서로 다른 시기에 건조와 습윤을 겪으며 생긴 토양의 변화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논문]

토양에 남은 변화는 다음 가뭄과 강우의 충격을 키울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용적밀도 증가, 입단 안정성 저하, 수분 보유력 감소와 침투율 저하가 16개월 안에 형성된 토양의 ‘유산 효과’라고 해석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실제 생태계에 남는다면 다음 건조기에는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이 줄고, 다시 비가 올 때에는 물이 토양으로 충분히 들어가지 못해 식물 생산성과 토양 회복력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침식과 기후변화의 추가 증폭은 이번 실험에서 직접 측정한 결과가 아니라, 관측된 관계를 바탕으로 연구진이 제시한 피드백 가능성입니다.

연구의 범위와 한계

실험은 체로 거른 한 종류의 사질토를 메소코즘에 채워 진행했으므로, 교란되지 않은 현장 토양이나 점토질 토양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토양 접종만으로는 지렁이 등 온대 초지의 대형 토양동물 군집이 충분히 복원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긴 습윤기에도 배수 때문에 토양이 완전히 포화되지 않아, 일부 반응은 장기 습윤보다 장기 건조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반영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토양 발수성은 침투를 낮추는 동시에 증발을 막거나 입단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을 수 있어, 전체 물순환에 미치는 순효과는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 배경 자료

[배경 1] Pfleiderer, P., Schleussner, C. F., Kornhuber, K., & Coumou, D. (2019). Summer weather becomes more persistent in a 2°C world. Nature Climate Change, 9, 666–671.

[배경 2]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Soil degradation: Degradation and restoration.

[배경 3] USDA Natural Resources Conservation Service. Soil Quality Indicators: Aggregate Stability.

* 대상 논문

Vindušková, O., Deckmyn, G., Reynaert, S., Vancampenhout, K., Schlüter, S., Frouz, J., De Boeck, H., Portillo-Estrada, M., Verbruggen, E., Asard, H., Beemster, G. T. S., & Nijs, I. (2025). More persistent precipitation regimes induce soil degradation. Geoderma, 455, 117230.


배경의 과학적 원리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자료로 확인하고, 연구 방법·결과·의의·한계는 대상 논문 원문을 대조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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